외국인들이 단기 악재로 급락한 우량 코스닥 종목을 대량 매수해 주가가 급반등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권 불안 등 단기적인 악재가 발생했지만 실적이나 펀터멘털이 뛰어난 종목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국인들에겐 실적에 문제가 없는 한 돌발악재는 악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성 PCB(인쇄회로기판) 생산 업체인 인터플렉스는 29일 가격제한폭인 11.92% 오른 2만6천7백5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 13일 대표이사가 대주주인 송동효 코리아써키드 회장으로 변경되면서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락했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은 경영권 간섭 등 악재로 단기적인 주가약세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대량 매수가 들어오면서 이들의 예측은 빗나갔다. 지난 13일 29.05%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34% 가까이 높아졌다. 이 기간 인터플렉스 주가는 35% 이상 급등했다. 세종증권에 따르면 인터플렉스는 경쟁업체가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연성PCB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실적주다. 스마트카드 업체 케이비티는 더 극적이다. 서울시 신교통카드 시스템 수주에서 탈락한 케이비티 주가는 1만5천원대에서 8천원대로 '수직 낙하'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대량 매수에 힘입어 최근들어 주가는 급반등세를 타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1주일 사이에 이 회사 지분율을 10%포인트 가량 늘렸다. 주가는 이날도 5.19% 상승한 1만1천5백원을 기록,최근 30% 이상 오르는 상승세다. 특히 삼성증권에서 목표가를 8천8백원으로 제시하며 '시장하회'의견을 내 지난 22일에는 11% 이상 하락했었지만 곧바로 다음날 외국인이 다시 7만주 가량을 사들이면서 상한가로 반등,'외국인의 힘'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케이비티는 서울시 수주는 실패했지만 스마트카드 분야의 기술력 만큼은 최고 수준이라는 인정을 받고 있는 업체다. 다음 역시 확인되지 않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며 급락세를 나타낸 지난 28일 외국인은 오히려 20만주 가량을 순매수했다. 하반기들어 하루 순매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수치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터플렉스 다음 등은 펀더멘털이 뛰어난 회사들"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적 악화가 아닌 다른 악재는 오히려 매수 기회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