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이틀연속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24일 1천9백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은 27일에도 8백90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 매물은 삼성전자 LG전자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 두 종목은 경기민감주이면서도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시장참여자들은 외국인 매도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일 외국인 매도세가 추세적인 것이라면 국내 증시에 치명타를 가져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단기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1회성 매물로 관측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국내 투자주체들이 외국인의 움직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LG전자의 매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외국인 매물공세를 받고 있다. 지난 주말엔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물이 쏟아졌으나 27일에는 LG전자에 몰렸다. 이날 외국인은 LG전자 주식 6백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체 순매도 금액의 71%에 이른다. 증권업계는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나온 3분기 실적발표가 외국인 매물의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이익이 급증,4분기 이익 모멘텀이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자 일부 외국인이 자사주 매입을 이용해 서둘러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홍빈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LG전자는 3분기 실적악화에 따른 실망매물이 한꺼번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6월 이후 약 5개월 동안 각각 40%와 60%의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추세인가,일회성인가 증권사 관계자들은 연말이 가까워질 수록 외국인의 시장참여가 약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춘승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부사장은 "헤지펀드는 연말결산을 위해 11월부터 수익을 고정시키려는 경향이 높다"면서 "통상 연말에 외국인 매물이 다소 늘어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외국인 매물은 1∼2개 펀드에서 나오는 단기 이익 실현 매물로 보인다"면서 "외국인이 추세적으로 볼때 순매도로 돌아섰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 주식시장의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주식형펀드 잔고가 증가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일회적인 차익매물로 간주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4월 이후 10월15일까지 미국 주식형펀드에 1천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아시아지역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지난 8월 이후 다소 둔화됐으나 10월 들어 재차 강화되고 있다"면서 "한국증시로의 해외 유동성 공급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