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와 대표이사 등 코스닥기업 내부자들의 자사주 매도가 잇따르고 있다. 부채상환 등 개인자금 마련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주가상승기를 틈 탄 차익실현인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기업내부자들이 해당기업의 사정을 일반 투자자들보다 훨씬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매도는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꼭지'라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 거래증가를 위해 지분을 소량 매각하는 경우는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내부자 지분매각=야호커뮤니케이션의 최대주주인 이기돈 대표는 지난 7월10일 장내에서 20만주(3.3%)를 팔았다. 이에 앞서 지난 6월10일에는 이 회사의 2대주주인 류근씨가 5만주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이로써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합친 지분율은 48.7%에서 44.5%로 대폭 낮아졌다. 리노공업 신한SIT 등도 야호의 경우처럼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가 최근 장내에서 지분을 팔아치웠다. 삼진의 2대주주는 장내에서 지분을 소량 줄였으며 피앤텔 감사도 보유주식을 일부 팔았다. 삼보판지의 류종욱 회장은 지난 9월부터 이달 초에 걸쳐 5.7%에 해당하는 8만1천여주를 처분했다. 엔터기술은 우리사주조합이 보유주식을 줄인 경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 3월 이후 주가가 큰폭으로 오르자 내부자가 주식을 파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의 계기=야호 주가는 이 대표가 지분을 판 7월10일을 전후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야호 주가는 지난 3월 4천원대에서 증시의 전반적 호조에 힘입어 7월10일에는 8천원대까지 올랐었지만 현재는 4천55원으로 7월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리노공업 주가도 이 대표의 지분 처분 후 상승탄력을 잃었다. 반도체 경기회복에 따라 3월부터 7월 중순까지 1백50% 이상 치솟았으나 이 대표의 지분처분 소식 이후 슬금슬금 빠지기 시작해 최근엔 7천원대로 미끄러졌다. 증권사들은 리노공업을 '실적주'라고 호평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평가보다 이 대표의 지분처분을 더 큰 악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기술투자 주가 흐름은 정반대다. 지난 9월 말 곽성신 대표가 30만주를 처분했지만 이후 주가는 오히려 20% 이상 올랐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내부자 매도는 기업의 전망이 밝을 경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