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1일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수출 증가 및 경기침체 탈출을 위해 엔화(貨)에 대한 원화의 평가절하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변동환율제를 지지하며 지난 2년간 원-엔환율이 1엔당 10원에 묶인 것은 이상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일본 경제는 오래 기다려왔던 경기회복의 징후를 보이는 반면 한국경제는 둔화되고 있는 등 양국 경제상황이 근본적으로 차이를 보인다면서 원화에 대해 엔화는 평가절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는 변동환율제를 지지하지만 엔화 및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평가절상 압력이 가해질 경우 `스무딩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또 내년 상반기 한국 경제는 점진적으로 회복, 5% 잠재성장률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면서 "급속한 경기회복이 (금융부문의) 구조개혁을 지연시키고 부동산 투기와 나아가 인플레이션을 야기할까 우려된다"고 경계했다. 한편 FT는 김 부총리 인터뷰 기사와 함께 실은 칼럼에서 "단기적으로는 원화 평가절하가 바라는 결과를 낳겠지만 중기적으로 한국은 더욱 깊숙이 잘못된 길로 인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한국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5%는 한국의 관점에서는 낮은 것이지만 일본에 비해 높은 전망치이며 내수는 부진할 지 몰라도 지난 달에만 수출이24% 늘었다"고 말했다. 칼럼은 끝으로 "외환시장 개입은 노사관계 불안정, 소비자신용 취약성 등 국내의 실제적 도전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잘못된 생각"이라며 "약한 통화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