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들은 내년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을 달러당 평균 1천110원대로 예상하고 있으며 원화강세가 수출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 23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발표한 '최근 환율변화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해 말 환율을 달러당 1천131원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시 적용환율을 평균 1천114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위안화 절상 시기와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38.6%) 또는 하반기(38.6%)를 꼽은 업체가 77.2%에 달했다. 향후 영업활동에 가장 부정적 영향을 미칠 통상환경으로는 54.5%가 원화강세를 지목했으며, 통상외교력 부족 및 국내 내부마찰(33.6%), 보호무역주의(11.9%) 등이 뒤를 이었다. 원화강세의 영향에 대해서는 환율이 달러당 1천200원 기준으로 100원 하락할 때 수출물량이 평균 2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규모 별로는 대기업이 17.2%, 중소기업은 26.4% 감소한다고 밝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원화강세에 따른 타격을 더 받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하락분 중 수출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여지는 12.2%에 불과했다. 환율이 달러당 1천200원에서 1천150원, 1천150원에서 1천100원으로 하락할 경우에는 환율하락분의 11.7%, 12.7%를 전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전가하지 못한다는 업체도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감소 대책을 수립했다는 기업은 30.1%에 그친 반면 환차손 대책을 수립했다는 기업은 50.4%에 달해 기업들이 수출대책보다는 환차손대책에 더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별기업 차원에서 수출 감소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대한상의는 지적했다. 수출감소 대책으로는 신규수출시장 개척(37.7%)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수출지역 현지공장활용(28.4%), 내수전환(16.5%), 값싼 해외자재 구입(15.6%) 등을 꼽았다. 환차손 대책으로는 결제시기 조정(39.5%), 은행 선물환 구입(25.1%), 수출가격전가(13.1%), 환율변동보험(9.7%) 등이 지적됐다. 대한상의 경제조사팀 박형서 팀장은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환율불안은 경제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정부는 환율안정노력과 더불어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환위험관리 능력 개발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