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코스닥시장에서 영우통신은 장중 한때 52주 신고가에 근접하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차익매물이 나와 주가는 결국 4.49% 하락한 4천40원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주가는 연초에 비해 4배 이상 올라 있는 상태다. 이동통신 중계기를 만들던 이 회사는 휴대폰 키패드 등을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신규사업에 대한 기대가 주가 급등세를 이끌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영우통신처럼 신규 사업에 진출한 기업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사업추진 자체만이 아니라 신규사업이 실제 매출을 내는지,투자가 필요한 단계인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실제 신규사업에 진출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사업의 유형에 따라 차이가 난다. 증권 전문가들은 앞으로 신규사업 유형을 △매출이 실제 일어나는 매출 발생형 △투자가 소요되는 사업 준비형 △M&A(인수합병)형 등으로 구분해 차별화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매출 발생형이 유망=영우통신같이 실제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한 기업이 가장 유망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성진네텍의 경우 양피원단 제조업체였지만 지난달 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 장비를 수주하면서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 올해 반도체 부문의 매출이 66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최근 상한가를 두번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탔었다. 이날도 성진네텍은 3.92% 상승한 5백30원을 기록했다. SI(시스템 통합) 솔루션 업체인 넥스텔 역시 팬택앤큐리텔과 1백41억원 규모의 휴대폰 폴더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이날 2.46% 오르는 등 최근들어 주가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 준비형은 장기적 관심 대상=아직 매출이 '터지지'않은 이 유형의 기업은 장기적인 시각이 요망된다. PCB(인쇄회로기판) 업체인 엑큐리스는 최근 고부가 연성PCB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히면서 내년에 연성PCB로만 매출 40억원을 올릴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하지만 동양종금증권은 "설비투자 자금조달을 위해 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있는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주력 사업을 반도체 장비에서 휴대폰 부품으로 바꾸기로 한 넥사이언의 경우도 추진 예정인 외자유치 등의 진행사항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M&A(인수합병)형은 검증 필요=특히 M&A로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KT로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한미르'를 인수한다고 밝힌 KTH(옛 한국통신하이텔)와 지난달 인터넷 콘텐츠 제공업체인 '아미고닷컴'을 인수한 정소프트가 여기에 해당된다. KTH는 한미르 인수 발표 후 주가가 25% 이상 급등했고 정소프트 역시 주가가 두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이들은 '인터넷 기업으로의 변신'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미리 반영됐을 뿐이며 신규사업이 실제 연말 실적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상무는 "바이오시스의 경우 누드브라 사업진출로 급등세를 탔지만 돌연 이 사업을 포기한다고 밝히면서 최근 주가가 고점의 4분 1 정도로 급락했다"며 "사업준비형과 M&A형 모두 기대감만으로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