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증자,외자유치 등 자구노력을 적극 추진하는 동양오리온투자증권이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 인수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설립.운영하는 프라이빗 에쿼티(private equity) 펀드는 최근 동양오리온투자증권과 인수 협상에 들어갔다. 동양오리온증권은 동양종금증권 등 동양그룹이 56.2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자회사인 동양투자신탁운용의 수탁고는 3조4백억원에 달한다. 동양오리온증권 관계자는 "외자유치 주간사로서 동양오리온증권을 실사해온 모건스탠리가 직접 인수 의사를 나타냈다"면서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양측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모건스탠리의 최근 행보와 관련,내년 1월 자산운용통합법 시행과 외국계 증권사의 잇단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인수작업 동양오리온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영업용 순자본비율 1백50%를 맞추기 위해 대주주 증자,동양종금증권과의 합병,외자유치 등 다각적인 자구책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합병 및 대주주 증자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모건스탠리가 경영권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실 채권처리문제가 협상의 최대 현안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옛 국민은행의 자회사인 국은투신운용(현 랜드마크투신운용)을 인수했다. 모건스탠리는 당시 2조3천억원이었던 수탁고를 현재 3조7천억원으로 키우는 등 국내 영업에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작업이 성사될 경우 동양오리온투자증권은 펀드 판매망으로 활용하고 동양투신은 랜드마크투신에 합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랜드마크투신은 수탁고 6조7천억원으로 중대형사로 올라서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외국계 각축장 될 투신시장 모건스탠리가 동양오리온증권을 인수할 경우 과거 대형 투신사에 전환한 5개 전환증권사 모두 주인이 외국사로 바뀔 운명에 처해 있다. 현투증권은 미국 푸르덴셜그룹과 매각 본계약 체결이 임박한 상태다. 제일투자증권은 푸르덴셜그룹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투·대투증권은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경영정상화를 앞당긴 이후 매각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론스타펀드가 이미 양 증권사의 인수의사를 밝혀놓은 상태다. 이들 5개 전환증권사는 자회사로 투신운용사를 갖고 있다. 국내 투신시장이 외국계의 각축장으로 바뀐다는 얘기다. 현재 32개 투신사중 외국인 지분율이 50%가 넘는 곳은 9개다. 여기에 전환증권사 계열의 5개 투신사의 수탁고를 포함할 경우 국내시장의 14%(22조원)를 점유하고 있는 외국계 투신의 시장점유율은 54%(84조원)로 늘어난다. 내년 1월 자산운용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9월 세계최대 투신사인 피델리티가 국내에 직접 진출하는 등 외국사의 국내시장 진출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그동안 대형 3투신과 재벌·은행 계열로 양분되던 국내 간접투자시장이 외국계 투신사의 각축장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외국사의 잇단 진출은 국내 투신시장의 신뢰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간접시장의 주도권도 외국인에게 넘어가는게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