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매행태에는 정보기술(IT) 모멘텀 외에 이라크 파병과 관련된 정치적 논리가 개입됐다는 음모론(Conspiracy Theory)적 해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7일 세 가지 정황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첫째 태국이 올 9월 말 4백22명을 이라크에 파병한 직후인 지난 2일 무디스는 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둘째 터키정부는 지난 1일 1만명 규모의 전투병 파병을 의회에 공식요청하면서 85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차관 지원을 요구했고 이달 들어서 터키 주가는 17% 이상 상승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셋째 올 들어 동아시아시장에서 외국인은 한국보다 대만시장을 편애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이라크 파병 논의를 위한 한국대표단의 이라크 실사가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대만시장보다 한국증시에서의 매수 강도가 더 강해졌다는 것. 이 같은 현상은 오비이락(烏飛梨落)격의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국제 신용평가회사와 IMF 등 국제 금융기구들이 보여준 모습은 서구자본이 아시아국가들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했던 정실자본주의(Crony Capitalism)적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최근 전개되고 있는 세계 환율전쟁도 국가별 이해관계의 상충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국제자본의 흐름이 국가간 이해관계의 표출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