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수수료체계 파괴"에 대한 우려로 1일 급락했다. 동원증권이 사이버거래에 대해 매매금액에 상관없이 7천원의 수수료만 받겠다고 발표한게 발단이 됐다. 동원의 수수료 정액제가 증권업계의 수수료 인하경쟁을 촉발시킬 경우 증권업계 전체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다른 증권사들은 현재로선 수수료 체계를 바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원증권의 새 수수료 체계가 증권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증권주 급락 증권업종 지수는 이날 2.1% 떨어졌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증권업계에 수수료 인하경쟁이 불붙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삼성증권 LG투자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사 주가는 2∼3% 이상 내려갔다. 중·소형사인 SK증권 서울증권은 4% 이상 급락했다. 수수료인하경쟁이 벌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동원금융지주(동원증권의 지주회사)도 4% 하락했다. 조병문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수료 경쟁 확산에 대한 우려가 이날 증권주 급락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CSFB증권 측은 "동원의 이번 결정으로 증권업계 수수료가 평균 0.02∼0.03%포인트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증권사 이익은 27%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무한경쟁에 직면한 증권사 증권사들은 이번 동원의 결정 이후에도 갑작스런 고객 이탈은 없을 것이며 수수료 인하를 검토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수수료에 민감한 투자자는 이미 온라인 증권사로 옮겨가 더 이상 큰 충격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은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동원의 발표 직전 일부 대형증권사는 이같은 정보를 접하고 정액제가 도입될 경우 회사의 수익과 시장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줄 지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대형사는 법인영업 차원에서 정액수수료제를 검토했다가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최저수수료를 내걸고 시장을 잠식해온 온라인 증권사들은 전격적으로 수수료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원이 아니더라도 결국 누군가는 수수료 정액제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증권업계의 무한경쟁은 이제 시작됐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