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펀드 주의보" 장기 투자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GMO펀드가 일부 코스닥종목에 대해 단타성 매매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GMO펀드는 지난 8월 중순 거래소시장에서 M&A(인수합병)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낳았던 현대엘리베이터를 집중 매입한 외국인으로 밝혀지면서 유명세를 탔던 미국 펀드다. 한글과컴퓨터는 1일 강보합세를 보였던 코스닥시장에서 오히려 2.9% 떨어져 시가총액 상위 40개 종목 가운데 하락률 2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1백만주가량을 순매도했던 것이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됐다. 순매도를 한 외국인 주역은 GMO펀드로 보인다. GMO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거의 매일 1백만주 이상을 순매도한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GMO는 지난달 30일 한글과컴퓨터 보유 주식 1백73만여주(1.65%)를 최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GMO펀드는 장기투자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한글과컴퓨터 매매패턴을 볼 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며 "주성엔지니어링과 한신평정보 등 다른 보유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출렁이는 주가=GMO펀드는 지난 8월 초 3일에 걸쳐 한글과컴퓨터 주식 4백50만주가량을 사들여 지분율을 단번에 6.56%로 늘렸었다. 이 기간 한글과컴퓨터는 3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급등했다. 그러나 최근 7일간은 거꾸로 한글과컴퓨터 주가가 이 펀드의 급매물 출회로 20%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25,26,30일에 각각 1백만주씩을 순매도한 외국인도 GMO펀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영기 한글과컴퓨터 기획팀장은 "주식을 살 때처럼 팔고 있는 지금도 GMO펀드측으로부터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는 돌발 악재도 없는 상황이어서 어리둥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증폭되는 주의보=GMO펀드가 코스닥 기업 주식을 단기간에 판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번처럼 짧은 기간은 아니지만 텔슨전자 주식도 지난 4월에 매집했던 지분 5.01% 가운데 4.63%를 지난 8월에 전격 처분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이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코스닥 종목 역시 비슷한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GMO펀드는 최근 주성엔지니어링(7.21%)과 한신평정보(6.14%)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GMO펀드 성격 논란=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GMO펀드는 한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로 자산 규모가 30조원(약 2백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종목 중에는 대상 크라운제과 LG상사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장기투자 성향 펀드로 알려져있지만 정확한 성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지분변동 신고를 대리한 김상만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신고양식 번역과 대리 의뢰만을 받았을 뿐 GMO펀드의 실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