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에 나선 개인들,과연 성공할까.' 증시 하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연일 순매수에 나서면서 매수 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이젠 살때가 됐다"며 이른바 '저가매수' 시점으로 파악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에도 개인들은 3백1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주가지수가 큰폭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주 이후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5천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의 공격적인 '저가매수' 전략이 과연 성공을 거둘지에 증권가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저가매수 전략 맞아들어갈까 전문가들은 개인의 순매수 행진 속에서도 주가지수는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순매수는 외국인과 기관이 판 물량을 받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통계적 착시'일수도 있다"며 "그러나 개인이 살 때마다 주가가 빠져 상당부분 손실을 보는 투자자가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개인들은 최근 하락장에서 중소형주 외에 대형 우량주까지도 사들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로 주가가 큰폭으로 조정받고 있는 전기전자 등 IT(정보기술)주를 매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 연구원은 "결국 저점매수에 나서려던 개인은 최근 하락장에서 결과적으로 고점매수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의 매수 실체는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하락장에서 개인들은 주로 단타성 매매에 의존하고 있다"며 "기존의 보유 잔고 한도내에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함에 따라 신규자금이 증시에 유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매수세 확대에도 고객예탁금이 늘어나지 않는 게 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락장에서도 미수금은 8천억원대로 증가하고 있다"며 "미 증시가 본격 조정을 받아 주가하락이 이어진다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개인 주도세력으론 한계 LG투자증권 강 연구원은 "지난 5월 주가상승 초기 고객예탁금이 2조원 이상 순유입되면서 개인이 일시적으로 매수에 가담했다"며 "그러나 현 고객예탁금은 9월 이후에만 2조원 이상 순유출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매수세가 이어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김 연구원은 "단타성 매매에 주력하는 개인들은 주가의 기술적 반등시기마다 곧바로 주식을 매도해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개인 순매수는 시세 결정력이 없는 만큼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 연구원은 "개인은 과거 상승장에서도 결과적으로 고점매수한 적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