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지지선를 깨고 주저앉았다. 지난 주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급락세를 경험했다. 환율 급변과 유가 상승이라는 악재에 직면한 불가피한 상황이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의 하락은 그 동안의 경기호전 분위기가 그다지 단단한 기초 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높게 발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오히려 소비자 신뢰지수의 약화에 더 많은 우려를 보였다. 지난 수개월 동안 미국 주가 상승은 이라크전쟁 후 반발 매수세, 활발한 부동산 시장과 이로 인한 소비자 신용의 확대,감세와 자동차 할인 판매 등에 힘입었지만 이제는 약발이 다 떨어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10월까지 전 세계 증시의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환율과 유가로 인해 국내 증시가 큰 폭의 하락을 보였지만,이를 매수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는 아직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 형성되지 않고 있다. 물론 국내 증시의 추가 급락을 예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차익 실현을 하면서 지수 700선을 전후한 박스권 탈출 시점을 탐색하는 듯하다. 이와 함께 IT 산업의 우량주에서 경기 방어적인 주식으로 옮겨 타는 모습은 며칠 더 지속될 것 같다. 앞으로 1~2주 동안 지수 동향을 살피면서 우량주의 실적 발표를 기다릴 것이다. 외국인들의 투자 분위기를 반전시킬 재료는 아무래도 실적 밖에는 없을 것 같다. 조홍래 < 동원증권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