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 증시는 외풍에 시달렸다.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주가는 힘없이 물러섰다. 주초는 환율 태풍에 휩쓸렸다. 달러가치가 엔화에 대해 2000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 달러 자산 매각을 촉발시켰다. 달러는 한주동안 2.2% 내렸다. 주 중반엔 유가 폭풍이 몰아쳤다. 산유국들이 감산을 결정,국제 유가는 한 주간 4.2%나 올랐다. 주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외풍이 진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불안해 했다. 2분기 성장률 확정치가 당초 발표됐던 3.1%보다 높은 3.3%로 나왔지만 위축된 투자자들은 반기지 않았다. 오히려 미시간 대학이 발표하는 소비자 지수가 88.2에서 87.7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우는 9,313.08로 거래를 마감,한주간 3.4% 떨어졌고 나스닥은 1,792.07로 폐장,5.9% 하락했다. 최근 3주간의 상승분을 모두 날려 버렸다. 역사적으로 9월 시장이 부진하다는 징크스가 재연되는 듯 했다. 기술적인 요인도 겹쳤다. 지난 주는 월말,분기말,뮤추얼펀드의 회계연도 말(10월 말)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펀드매니저들로선 이익 실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인스티튜셔너널 인베스터의 편집인 봅 호예는 "주식시장의 분위기나 기술적인 요인들이 작년 9월 말과 10월 초 부진했던 모습을 닮았다"며 "11월까지 약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주가가 떨어졌지만 연간으로 보면 여전히 양지에 있다. 다우는 올들어 11.7%,나스닥은 34.2%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다음 움직임을 잡아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달 28일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지표가 발표된다. 9월 소비자 신뢰 지수와 제조업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시카고 구매관리자 지수(PMI).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비자신뢰 지수는 8월의 81.3에서 82로 높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시카고 구매관리자 지수는 8월의 58.9보다 낮은 55.5로 떨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이런 지표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지난주의 조정장세가 얼마나 오래 갈지 판가름날 것 같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