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올해 적자 결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캐피탈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인도네시아은행 인수 추진 등 여러 악재들이 잇따른 탓이다. 26일 국민은행 주가는 5.04%(2천원) 급락한 3만7천7백원에 마감됐다. ING증권 창구를 통해 73만주의 매물이 나오는 등 외국인의 매도 물량도 급증했다. 이로써 국민은행은 골드만삭스의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주가 조정이 시작된 이달 초에 비해 15% 넘게 떨어졌다. ◆봇물 터진 악재 LG투자증권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국민은행이 올해 1천98억원의 이익을 낼 것이란 당초 전망을 수정해 4백82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LG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위원은 "3분기 중 카드론에 대한 손실이 확대되고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에 대한 연체율도 예상보다 늘어남에 따라 국민은행의 대손상각비 부담이 종전 8천6백52억원에서 9천6백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3분기 예상 손실도 종전 83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1천44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행은 이달 말 국민카드와 합병함으로써 3천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하며 이는 4분기 중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올 적자결산 전망 외에도 국민은행이 한미캐피탈 지분 1백93만주(5.23%)를 6월 초 매도한 것에 대해 내부자 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를 금감원이 조사키로 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국민은행이 주식을 판 뒤 한미캐피탈은 6월10일 2.5 대 1의 감자를 결정해 다음날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4일 국민은행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보유 중인 SK증권 지분을 매각,28억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국민은행 담당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국민은행은 이날 인도네시아 PT뱅크의 지분 51%를 인수하기 위해 해외투자기관과 공동으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시장일각에서는 국민카드 합병과 자산건전성 등이 해외 확장보다 더 시급한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