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22일 '환율쇼크'로 폭락했다. 이달들어 지속되던 조정장세가 하락국면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710선으로 내려간 이날 투자자들은 환율급락 여파로 수출에 대한 경계감이 늘어나면서 수출 주도주들을 거세게 팔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한때 40만원선으로 떨어진 것을 비롯 포스코 현대차 LG전자 삼성SDI 등 수출 핵심주들이 4∼8% 급락했다. 기술적 지표들도 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하는 등 악화돼 추가하락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약세전환이냐, 일시조정이냐 전문가들은 8월말 이후 주가의 횡보를 일시적인 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태풍 '매미'에 이어 '환율쇼크'까지 벌어지면서 시각이 다소 엇갈리기 시작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다. 박윤수 LG투자증권 상무는 "5월 이후 6개월 가까이 지속돼왔던 반등 국면이 마무리 단계에 왔다"고 진단했다. 박 상무는 "그동안 수출 확대 등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심리로 주가가 상승했으나 환율급락으로 이같은 기대는 '버블'로 끝날 가능성이 짙어졌다"며 "경기회복 시점이 계속 지연되는 이상 지속적인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시적인 조정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환율급락이 우려할 만큼 핵심 우량기업의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들어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수출 주력품목의 단가 상승폭이 환율하락 효과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이라며 "환율이 10% 이상 급락하지 않는 이상 수출 주력주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가 하락은 어디까지 전문가들은 증시의 추가하락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당초 예상보다 기간과 폭이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일부에선 증시가 60일선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700선 밑으로까지 조정받아 680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주변 상황이 악화된 만큼 주가가 지금보다 최저 15% 수준까지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680선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LG투자증권 박 상무는 "당초 1차 지지선을 730으로 봤으나 환율급락에 따른 여파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여 지수는 69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투자전략 대우증권 전 본부장은 "최근 주가조정기에 경기방어주와 일부 중소형주의 상승폭이 두드러졌으나 꼬리가 몸통을 끌고 갈수는 없다"며 "환율이 과도하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핵심 우량주에 대한 저가매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비록 기간조정이 좀 더 진행될 수는 있으나 섣부른 매도는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