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취약한 수급구조에 '원화절상'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폭락했다. 22일 거래소 종합지수는 33.36포인트(4.45%) 떨어져 연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코스닥지수도 2.34포인트(4.83%) 급락해 46선에 턱걸이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 4월 이후 8월까지 5개월간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이는 전적으로 외국인의 '나홀로 매수' 덕분이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9조원 이상 순매수하며 증시를 이끈 반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실질 예탁금을 기준으로 6조원이상 증시에서 자금을 빼냈고 기관역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한국 증시는 외국인의 매매향방에 따라 언제라도 급락할 수 있는 취약한 수급구조를 유지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려했던대로 추석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해진데다 환율마저 급락하면서 그동안 경기회복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수출까지 위태로운 상황을 맞게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시에서 투매를 불렀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절상 압력이 거세지면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오늘 증시 급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추석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지고 기술적으로 지난주말 20일 이동평균선(757부근)이 무너진 것도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철순 우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급격한 달러약세, 엔화와 원화 강세가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특히 국내 증시의 낙폭이 컸던 것은 한국의 수출비중이 높고 원화가 엔화에 대한 연동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표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하락이 결정타가 됐으나 기본적인 문제는 예탁금 등 수급지표가 취약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