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환율 급락 충격에 720선 마저 붕괴되며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를 떠올리게 했다. 블랙 먼데이는 미국 뉴욕에서 주가의 대폭락이 있었던 지난 1987년 10월 19일월요일을 가리킨다. 수급 불안이 누적된데다 원/달러 환율이 엔화 강세로 인해 급락하며 수출업계에비상이 걸리자 증시에도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조정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선진국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상승기조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급락, 증시에도 큰 충격파 지난주 상승 6주만에 큰 폭으로 하락해 2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진 채 마감한 종합주가지수는 22일 33.36포인트(4.45%) 하락한 714.89로 720선 밑으로 추락했다. 연중 최고의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60일 이동평균선 마저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2.34포인트(4.83%) 급락한 46.03으로 마감됐다. 지난주말 원/달러 환율이 달러 공급 압력이 커지면서 1천168원으로 하락해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이날도 급락세를 보이며 증시에 충격을 줬다. 세계 경기회복과 더불어 강한 실적 모멘텀이 기대됐던 삼성전자, POSCO, 현대상선 등 수출관련주가 환율 급락의 직격탄을 맞고 폭락했다. 또한 개인과 기관 등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수혈이 없는 가운데 추석연휴를 전후로 외국인이 순매도 돌아섰고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대형 우량주들이 집중적인 차익매물로 시장 주도권을 잃고 있는 점도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는 "오늘 급락은 경기문제나 유동성문제가 아니라 G7회의(선진7개국 재무장관 회의)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동요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시장이 당분간 엔/달러환율의 움직임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단기적으로 투매 등 과매도 상태에 진입한 점을 감안하면 반등도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도 급락세가 이어지며 증시에도 긴장감이 돌았다"며 "하지만 중국 수출비중이 높아 과거의 환율 절상시 보다는 우려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심리 '패닉'..조정장 이어지나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과 더불어 국내외적인 취약한 여건으로 증시 조정이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대량 매도가 없는 상태에서 폭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패닉' 상태에 빠져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 조짐 등을 감안시 상승기조는 아직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최근 조정은 올해 저점대비 50%가까이 급등함에 따라기술적 반락의 성격이 강하다"며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 보다 낮을 것이라는우려와 해외시장에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있는 것도 하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해지긴 했지만 아직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크지않은 만큼 매도세로 돌아섰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현재의 조정은 기술적인 하락의 가능성이 높고 상승기조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오전부터 강하게 팔고 있고 지수가 지난주 박스권에서 밑으로 내려간 영향 등으로 조정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주들어 환율이 추가로 절상될 것이라는 예상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약세국면은 최근 6개월간 상승끝에 나타난 것으로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선진국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연말까지 하락세가 이어지지는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원증권 조홍래 부사장은 "현재 국내시장에는 재료도 없고 외국인마저 순매도로 돌아서 10월 전반까지 조정이 연장될 것"이라며 "설사 반등이 있어도 경기지표의가시적 회복이 없으면 큰 폭의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