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의 여파로 이동통신업체의 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특히 매년 태풍이 지나간 뒤엔 예외없이 이동통신주가 큰 폭으로 오르거나 지속적인 강세를 보여 `이동통신주=태풍수혜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이는 태풍으로 인해 유선전화 관련시설의 피해가 커지면 커질수록 대체재인 휴대전화의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은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15일 종합주가지수는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2.39%나 올랐다. 이어 16일에는 3.63%, 17일 오전에는 1% 안팎의 오름세를 유지하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2.33%, 16일 3.07%씩 오른 KT는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라는 호재까지 겹쳐 17일 오전에도 1%대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등록기업인 LG텔레콤도 15일 이후 사흘간 상승세를 유지하며 이 기간에 약 5% 올랐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연구원은 "휴가철에도 휴대전화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지만 휴가철 이후 태풍 시즌의 휴대전화 사용량은 더욱 늘어난다"면서 "이로 인해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이동통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00년 8월 태풍 `프라피룬'의 피해가 있은 뒤 SK텔레콤의 주가는 26% 이상 급등했고, 2001년 8월 태풍 `파북'과 2002년 8월 태풍 `루사'가 발생한 직후에도 SK텔레콤의 주가는 평균 20% 정도 올랐다고 전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이동통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해당기업 내부의 사정이나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한 측면에 기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태풍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