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제도가 시행된 지 보름 가까이 지났으나 증권사들의 보험 상품 판매실적은 매우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영업점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13개 증권사 중 영업 점포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형사들조차 판매실적이 10건을 넘지 못하는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D증권은 전국 121개 지점에서 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판매실적은 고작 2건, 21만원(첫번째 보험료 기준)에 불과하다. 120개 지점에서 방카슈랑스 영업을 하고 있는 또 다른 D증권사의 경우도 20건 250만원을 판매하는 데 그쳤고, 84개 영업점에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을 팔고있는 G증권사 역시 총 판매실적은 7건, 73만원 수준이다. 50개 영업점서 판매에 나선 H증권도 보험 계약건수와 가입금액이 3건, 61만원에불과한 상태다. 영업망이 크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상황은 더욱 나빠 판매실적이 한 건 또는 아예 없는 증권사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영업점 내방객이 상대적으로 많고 금융상품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는 전환증권사의 경우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어서 한 투자증권사는 10여일 동안 200건에 1천5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다른 금융권과 비교한 증권사의 방카슈랑스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은행권이 총 2만3천304계약, 399억5천122만원어치의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동안 증권업계는 고작 23계약, 159만원을 파는 데 그쳤다. 이처럼 증권사의 방카슈랑스 영업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방카슈랑스 도입 초기단계에서 허용된 보험상품의 종류와 영업방식이 매우 제한적인데다 은행 등에 비해증권사가 지점 수나 지점 방문객 수 등에서 크게 열세에 있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 서비스를 하고 있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지점에 앉아서손님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현재의 영업방식으로는 보험 판매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 증권사는 은행에 비해 점포 수가 절대적으로 적고 온라인거래의 급속한 보급으로 지점당 유동고객수도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2005년께 자동차보험 등의 판매가 허용된 뒤에야 비로소 증권사의방카슈랑스 영업도 수익원으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