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앞둔 주식시장이 4일째 조정을 받았다. 선물.옵션 만기일(9일) 부담은 크게 줄었지만 증시가 장기 휴식에 들어간다는 점때문에 투자자들은 관망세로 일관했다. 지수는 약보합세를 보였지만 하락종목이 상승종목보다 2배 이상 많아 체감지수는 썰렁했다. 추석연휴 이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크게 엇갈린다. 단기적으로 조정이 연장되거나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연휴 이후 상승추세로 복귀할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의 매수세 속에 종합주가지수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주류를 이룬다. ◆박스권 점치는 신중론 추석연휴기간 동안 미국 증시의 움직임이 국내 증시의 향방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연휴 기간중 미국은 9·11테러 2주기를 맞는다. 8월 생산자물가와 소매판매,9월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도 발표된다. 지난주 나온 고용지표와 테러주의보는 미국 증시의 불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과거 60년 동안 미국증시가 6개월 이상 상승한 것은 19번,상승률은 24∼25% 수준"이라며 "이같은 상승장 이후 6개월은 오름폭이 5%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이번 랠리의 상승폭이 컸던 만큼 향후 오름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박 상무는 "미국 증시에서 최근 공매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경기지표나 자금유입 폭이 예상보다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상승세는 크게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나스닥지수가 3% 가량 올랐고 외국인도 국내시장에서 주식을 대량 사들였지만 한국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며 "국내시장과 미국증시간의 '디커플링(비동조화)'은 경기회복이나 자금유입 등 상승모멘텀이 외부에서만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내부적으로 에너지 보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지수가 한단계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상승추세는 살아있다 임송학 교보증권 이사는 "과거에도 상승추세였던 시장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제자리걸음을 보인 뒤 추석 이후 이전 추세로 돌아오곤 했다"며 "최근 조정을 보인데다 선물옵션 만기에 따른 매물부담도 상당부분 완화돼 연휴 이후 증시는 상승추세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달말까지 8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단기적으론 박스권에 머물더라도 중장기적으론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최근 하락종목수가 상승종목을 압도하는 등 시장에너지가 약화되고 있으며 미국 주요지수도 기술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20일선이 걸쳐 있는 740선 부근까지 조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조정의 폭이 얕은 '살아있는 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자금의 증시 유입이 이뤄질 경우 올해안에 900선 돌파가 예상되는 만큼 조정장세를 종목 교체시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T·수출 관련주 관심 전문가들은 추세가 살아있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SDI 등 IT주와 현대차 현대모비스 POSCO 등 수출주가 관심대상으로 꼽힌다. 경기회복을 염두에 두고 금융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화증권 이 센터장은 "현재 실적우량주나 업종대표주를 들고 있는 투자자라면 보유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지수가 좁은 폭안에서 움직일 경우 주변주의 상승탄력이 약화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분기가 가까워지면서 배당유망주도 투자자의 주목을 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