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주부 K씨는 지난99년7월 성장주식형 펀드에 2억원을 1년정도 맡겨놓는다는 마음으로 투자했다. 당시는 뮤추얼펀드 주식형수익증권 등 간접투자 바람이 거세게 불었었다. 그때 종합주가지수는 940포인트대에 있었다. 펀드에 가입할 때만 해도 투자 경험이 일천했던 그가 성장형 펀드에 가입한 것은 주변의 권유도 있었고 당시 증시 전문가들의 '대망의 네자릿수' 주가시대 전망이 확산되고 있던 영향도 컸다. 하지만 펀드 가입 후 대우사태 문제 등으로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이익은 커녕 손실만 커져갔다. 투자 기간도 처음 계획했던 1년을 훌쩍 넘어 어느덧 4년이 지나고 있다. K씨처럼 투자한 시점에 주가가 너무 높아 이후 원금만이라도 건지고 싶었던 투자자들에게는 주가 상승 기대감이야말로 한여름 가뭄에 비를 애타게 기다리던 농부의 심정과 비슷할 것이다. K씨와 같은 상황은 성장형 펀드,특히 운용전문가의 능력을 활용해야 하는 성장형 펀드의 일종인 액티브 펀드(Active Fund) 특성을 사전에 정확히 알았더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올해초 지수 600포인트대와 같이 상승 여력이 충분했던 지수대에 투자했더라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었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가치투자 등의 방법으로 유망 종목을 선택,증시 전체의 상승을 초과하는 운용 성과를 목표로 하는 공격형 간접투자 상품이다. 펀드매니저의 운용능력과 운용회사 조직이 펀드의 운용 성과를 결정짓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성장형 펀드 중 인덱스 펀드가 종합주가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얻는 펀드라고 한다면 액티브 펀드는 종합주가지수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고수익 고위험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유명한 펀드매니저 능력만 고려하고 막연하게 투자 대상을 선택했던 K씨의 사례는 주식시장 자체가 하락세일 때에는 손실을 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 편입비율이 매우 높은 성장형 펀드의 특성상 지수 추가상승 여력이 낮은 고점에서의 투자를 피하고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감이 적은 올 상반기 600포인트대에서 투자 타이밍을 잡아야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은 것이다. 현재 지수는 76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8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올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종합주가지수 예상이 800이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추가 상승 여력이 다소 낮은 현 시점에서의 성장형펀드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재테크에 있어 좋은 투자상품을 고르는 안목은 반드시 필요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시기에 맞는 적합한 상품의 선택과 선택 이후 빠른 실천, 그리고 위험 관리의 병행이다. 상승 기대감이 커져만 가는 현 시점에 주부 K씨의 투자 사례가 시사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투자증권 수석PB kjhan2@kit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