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주가가 5일 급락했다. 2대 주주인 골드만삭스가 보유주식 대부분을 팔아치운 데 이어 최대주주인 정부의 보유지분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국민은행이 사들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은 이날 스톡옵션 행사와 카드부실 책임을 물어 김정태 행장에게 주의적 경고조치를 취했다. CEO(최고경영자)의 향후 거취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는 등 악재가 집중됐다. 이날 국민은행 주가는 6.51% 하락한 4만2천4백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룻동안 1백21만주(5백20억원) 이상을 순매도해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2대 주주인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유지분 3.96%(1천3백만주)를 해외 기관투자가에 매각했다. 골드만삭스가 보유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점은 예상돼 왔지만 매각가격이 전날 종가(4만5천3백50원)보다 7% 낮았다는 사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과거 골드만삭스의 주식매각 시점이 단기 고점이었다는 학습효과가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진표 부총리가 정부 보유 국민은행 지분을 11월 이후 장외매각하겠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정부가 계상해 놓은 국민은행 주식 9.33%(3천26만주)의 매각단가가 현 주가보다 1만원 이상 높은 5만3천8백95원이다. 김 행장은 이를 자사주로 사들일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골드만삭스의 주식 매각은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대주주의 주식 처분이라는 점에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며 "골드만삭스 지분이 해외 기관들에 넘어감으로써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국민은행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잠재수요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9년 옛 국민은행에 5억달러를 투자한 골드만삭스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총 11억달러를 되찾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민은행 주식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을 위해 국내외 대형 증권회사를 대상으로 오는 8일 제안서 제출요청서를 발송하고 10월 초까지 주간사 선정작업을 마무리한 뒤 11월 이후 장외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박민하·최철규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