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하나로통신 주식을 매집하면서 이 회사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LG그룹과 SK텔레콤 간 직접적인 지분경쟁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LG측이 외자유치방안을 무산시킬 수 있는 지분을 이미 확보한데다 SK텔레콤도 당장 지분확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나로통신 주가는 5일 외국인의 대량매수에도 불구하고 6%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SK텔레콤측의 외자유치방안을 지지하는 외국인이 하나로통신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증시 일각에선 외국인이 SK텔레콤 우호지분으로 나서 '대리전'양상을 띨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 변수로 등장한 외국인


외국인은 이날 하나로통신 주식을 1백29만여주나 사들였다.


외국인 지분율은 15일 만에 5.4%에서 10.5%로 높아졌다.


이 기간에 외국인이 사들인 하나로통신 주식은 총 1천4백만주에 이른다.


하나로통신 대주주인 대우증권 관계자는 외국인 매수와 관련, "중장기적으로 하나로통신을 두고 LG와 SK간 지분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은 특히 이동통신 1위업체인 SK텔레콤이 2위사인 KTF와 유무선 통합서비스 경쟁을 벌이기 위해선 하나로통신을 인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하나로통신이 SK텔레콤과 합쳐지는 것이 LG와의 시너지 효과보다 크다고 보고 있으며 SK텔레콤측의 외자유치를 지지한다는 면에서 SK텔레콤 우호지분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LG와 SK의 예상 움직임


LG그룹은 이날 하나로통신 지분을 추가 매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7.7%의 지분만으로도 주주총회에서 외자유치방안을 저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LG투자증권은 1백만주 정도 추가 매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하나로통신 주식을 매수,이번 임시주총 참석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시한이 오는 9일까지이기 때문에 LG투자증권이 1백만주를 9일까지 추가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날 "하나로통신 지분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지금 당장 지분 확대 계획이 없다는 것일 뿐이며 유무선 통합서비스의 전개 양상에 따라 SK도 하나로통신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진단했다.


◆외자유치 무산되나


LG그룹이 반대하는 한 하나로의 외자유치방안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외자유치 안건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이다.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5일 열린 주총에서 참석률이 40%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이 삼성전자 등 우호지분을 총동원해도 참석 주주의 67% 이상 찬성을 얻기 힘들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LG그룹이 정부와의 관계 때문에 외자유치에 끝까지 반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우리증권 등은 LG가 얻어낼 것이 없어 외자유치 찬성으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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