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추진됐던 2천억원 규모의 무보증 전환사채(CB) 발행이 22일 무산됐다. 하나로통신은 이에 따라 오는 26일까지 같은 규모의 기업어음(CP) 발행을 추진키로 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1대주주인 LG측에서 CB청약일인 이날 이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2,3대 주주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도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CB 발행이 무산됨에 따라 1억달러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만기가 돌아오는 26일 이전에 2천억원 규모의 CP 발행을 추진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LG 관계자는 이날 "유상증자 등 하나로통신의 장기적 자금조달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 유동성 해소를 위한 어떤 지원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나로통신이 추진하는 CP 발행에 참여할지 여부도 현재로선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나로통신의 유동성 위기는 다음주 중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CB의 주식전환 가격이 5천원으로 정해져있어 하나로통신 인수를 추진해온 LG가 앞으로 하나로 주식을 매입할 때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을 우려,CB 청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또 최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가 바람직하다고 밝히는 등 LG에 불리한 견해를 표명한 것에 대한 간접적 항의 표시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LG는 이달초 주당 발행가 2천5백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장악하려 했으나 삼성과 SK의 반대로 실패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