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법인들이 본업인 기업에 대한 회계 감사보다컨설팅 등 부수 업무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2개 등록 회계 법인의 2002사업연도(2002.4∼2003.3)매출 규모는 7천656억원으로 앞선 사업연도의 6천566억원보다 16.6%가 증가했다. 회계 법인의 전체 매출 규모 가운데 본업인 회계 감사 수입은 3천392억원으로 44.3%를 차지하는데 그쳐 기업 진단 등 컨설팅 수입(3천469억원) 비중인 45.3%보다낮았고 세무 조정 수입은 795억원으로 10.4%에 불과했다. 하지만 회계 감사 수입 비중은 2001사업연도의 43.1%에 비해 1.2% 포인트 높아져 회계 법인들이 감사 독립성 저해 우려를 받고 있는 컨설팅 업무보다는 본업인 회계감사 업무로 서서히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2사업연도에 회계 법인 전체의 당기 순이익은 208억원으로 앞선 사업연도에비해 8.4%(19억원)가 줄어 과당 경쟁에 따른 감사 수임료 저하, 인건비 등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 안진, 영화, 안건, 삼정 등 5대 회계 법인의 매출 합계는 4천869억원으로전체 회계 법인 매출 중 63.6%를 차지했고 앞선 사업연도의 70%보다 줄어 대형 회계법인의 시장 점유율이 축소됐다. 또한 최근 3년간 투자자나 채권자들이 부실 감사를 이유로 회계 법인에 대해 제기한 소송 건수는 13건이었고 회계 법인별로는 안건이 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삼일과 안진이 각 3건, 삼경 1건 등이었다. 연도별 소송 현황은 2000년에 1건, 2001년에 2건, 2002년에 8건이었고 올들어서는 지난 3월까지 2건이었다. 회계 법인들이 손해 배상 등에 대비해 적립해둔 손해 배상 공동 기금과 손해 배상 준비금은 각각 216억원과 545억원에 달했다. 한편 총 등록 공인 회계사 수는 6천444명으로 앞선 사업연도에 비해 9.4%가 증가했고 5대 회계 법인에 소속된 회계사는 1천947명으로 이전 사업연도 보다 16.7%가늘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에서 57%로 소폭 감소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