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자본이 일시에 대거 이탈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주식시장을 키워 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증권연구원 노희진 연구위원은 11일 '금융산업 분석과 주식시장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 자본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의존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외자가 일거에 이탈하면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해결하고 기업의 투자 기회를 확충하기 위해 주식시장의 발전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출자금 비중은 해외각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채권은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개인 부문의 자금은 대부분 통화 및 예금을 통해 은행으로 흘러들고 있으나 은행은 이를 대출 및 채권으로 주로 운용함으로써 주식시장 발전에 구조적인 한계로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과 출자금은 주식시장 개방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 외국인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주식시장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정이라고 보고서는 꼬집었다. 결국 우리 금융산업은 주식 및 출자금과 채권을 포함한 자본시장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에서 세계적 추세를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식과 출자금 시장이 자본시장발전을 이끄는 미국과 영국 등의 금융 선진국과 달리 채권시장만 앞세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도입되고 기업들은 합리적인 배당 정책과 자기자본 확충으로 주식투자 수익률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은행의 과도한 예금자 보호제도를 완화해 개인 투자자금의 집중화 현상을 분산시키고 규모나 건전성, 위험 관리 능력 등에 따라 은행들의 주식 투자 한도를 차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밖에 사외이사제도 개선과 소액주주 권한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주식 장기 보유를 유도하기 위해 증권거래세 등의 세제 개편도 뒤따라야 한다고보고서는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