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은 저평가돼 있고 앞으로 경기는 조금씩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게 일반적 믿음이다. 그런데 그들의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로 다른 인식에 기초하여 조금씩 다른 투자 패턴을 지닌 그룹들로 구분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우선 기업 가치를 둘러싼 밸류에이션 문제이다. 과연 한국시장이 저평가돼 있는가,만약 저평가돼 있으면 매수세를 유지해야 되는가 하는 문제에서부터 외국인들은 다른 입장을 지니고 있다. 분명 한국시장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고 특히 실적이 좋은 중소형주를 매수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툭하면 불거져 나오는 각종 리스크 때문에 지금이 오히려 적정한 가격대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가치 투자를 생각하는 장기 투자자들의 당면 과제는 한국시장에서 향후 1년 이상 무난한 성장세를 보일 주식을 찾으면서,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경기 흐름에 따라 전세계 신흥시장에 적용할 전략적 자산 배분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다. 반면 스마트머니는 한국과 대만을 항상 저울질하고 한국 시장에서 들리는 뉴스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서로 상반돼 보이는 이들에게도 공통된 관심사가 있다. 기업 실적을 잠식하는 특수한 상황이 벌어지는가 여부이다. 예를 들어 국내 노동계의 최근 전개 상황을 보는 우려의 심정에는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지금 팔 것인가,아니면 제조업 전체가 몸살을 앓게 되면 팔 것인가,시기 선택에서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조홍래 < 동원증권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