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한미은행 지분 9.76%(1천982만주)를 매입, 칼라일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6일 한미은행 주식 1억982만주(9.76%)를 주당 9천187원씩,총 1천820억원(1억5천400만달러)에 현금 매입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달 31일 시간외거래로 삼성전자 지분(850만주, 3.68%)를샀으며 이날 삼성생명 지분(1천535만주) 가운데 1천130만주(6.08%)를 추가 매입했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로써 칼라일 펀드(33.95%)에 이어 2대 주주였던 삼성그룹의자리를 넘겨 받게 됐다. 멀빈 데이비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장은 보도 자료를 통해 "이번 매입으로 한국시장에 또 하나의 거점을 마련하게 됐을 뿐 아니라 한국 금융 시장에 대해 폭넓은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분 취득의 의의를 밝혔다. 금융계에서는 스탠다드차타드의 한미은행 지분 인수는 국내 소매금융 시장 진출을 위한 학습 및 교두보 마련이 목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과거 외환 위기 때부터 우리 나라 소매금융 시장에 관심을 갖고 국내 시중은행 지분 인수를 계획하고 있었으며 한미은행이 검토 대상의 하나였다고 스탠다드차타드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금융권 관계자가 전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 1968년 국내 금융시장에 처음 진출했으며 그동안 도매금융만 취급하다 연초에 소매금융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데이비스 은행장은 한미은행을 택한 배경으로 "외국인 주주를 겪어 봤으며 경영실적과 경영진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지분 추가 매입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