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는 경제 회복'에 투자자들이 실망한 한 주였다. 2·4분기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2.4%를 기록,투자자들을 흥분시켰지만 주 후반에 발표된 일자리 감소 통계에 힘을 잃고 말았다. 지난 한 주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는 1.4%,나스닥은 0.9%,S&P500지수는 1.9% 떨어졌다. 지난 1일 폐장 기준 다우는 9,153.97,나스닥은 1,715.62,S&P500지수는 980.15였다. 주간 단위로는 5주 만의 하락이었다. 4주간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을 수밖에 없었던 요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기업들의 해고 증가 및 채용 억제로 인한 일자리 감소.7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무려 4만4천개 줄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1만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투자자들의 실망이 큰 것은 당연했다. 이같은 실망 때문에 7월 실업률이 전월보다 0.2%포인트 낮은 6.2%로 하락했다는 발표도 외면당했다. 일자리가 늘어 실업률이 떨어진 게 아니라 아예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실업자들이 많아진 데 따른 통계적인 개선일 뿐이라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의료기기 회사인 존슨앤드존슨,금융회사인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등이 주말 하락세를 주도했다. 월트디즈니는 수익 호전으로,AT&T는 경쟁사인 MCI(전 월드컴)가 정부 계약에서 제외됨에 따라 반사이익으로 각각 상승했지만 하락종목이 훨씬 많았다. 두번째 요인은 제조업 경기회복세가 예상에 못미친 것.공급관리자협회가 발표하는 7월 제조업지수가 51.8을 기록,제조업 경기팽창을 의미하는 50을 넘어서긴 했다. 전월만 해도 이 지수가 49.8이었으니 제조업 경기가 회복 추세에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51.8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수준보다 낮은 것이었다. 회복강도가 그리 세지 않다는 뜻.투자자들은 또 다시 실망했다. 투자자들은 분명한 경기호전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질 경우 기업 수익도 충분하게 늘어나고 그로 인해 주가가 올라주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 주 후반에 발표된 일자리 통계와 제조업지수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MKM 파트너스의 시장분석가 피터 그린은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투자자들이 경제지표에 실망했지만 실망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고용통계 외의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좋은 만큼 지금의 하락세를 매수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달러화는 2·4분기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통계에 탄력을 받았다. 달러화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지난 1일 유로당 1.1276달러를 기록,2.3% 올랐다. 주간 단위로 6월 말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이번 주엔 월가에 직접적 영향을 줄 만한 재료가 별로 없다. 기업들의 수익 발표도 눈길을 끌 만한 게 없다. 게다가 이번 주가 사실상 8월 첫째주로 미국사람들이 휴가를 가장 많이 가는 시기다. 시장은 이변이 없는 한 옆걸음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