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채가 채권시장의 `애물단지'에서 `수익상품'으로 변해가고 있다. 카드사 증자 등이 무리없이 진행됨에 따라 거래대금도 늘고 국고채와의 스프레드(가산금리)도 크게 좁아지고 있다. 29일 투신권과 증권전산에 따르면 이달들어 지난 28일까지 하루평균 카드채 거래대금은 2천40억원으로 지난달 1천160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SK글로벌사태가 발생한 지난 3월 1천30억원, 4월 1천360억원, 5월 880억원 등에이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국고채(3년물)와 카드채(AA-등급)간 스프레드(가산금리)도 지난 3월 초 1.0%포인트 미만에서 지난 4∼5월에는 3.0%포인트를 넘어서며 극심한 불안감을 반영했으나 최근에는 2.5%포인트 가까이로 축소되고 있다. 그 만큼 시장에서 보는 카드채에 대한 위험부담이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와 투신사들의 카드채 영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동양증권은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세우며 이날부터 LG카드 채권.기업어음(CP) 1천억원어치의 선착순 판매에 들어갔다. 증권사와 은행들이 지난 18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LG카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주로 투자하는 `LG카드채 전용펀드' 1차 5천억원 모집에는 1주일 만인 지난주말까지 3천700여억원이 모집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말부터 지난주말까지 진행된 삼성.LG.현대카드 후순위전환사채(CB) 1조4천억원 청약에서도 1.6∼5.0대 1의 경쟁률로 4조3천878억원이 몰렸다. 대한투신운용 박호열 채권운용팀장은 "카드채 거래가 지난달말 이후 크게 늘고있다"며 "국고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반면 카드채는 하락하고 있어 스프레드도 크게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사들의 증자 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자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로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소규모로 사들이던 개인들에 이어 최근에는 기관까지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투증권 최재호 연구원은 "카드사들에 대해 그동안에는 유동성 위험과 하반기경영개선 어려움 등을 우려해왔다"며 "이달들어 대형사를 중심으로 증자와 후순위채판매 등이 무난히 이뤄져 유동성에 대한 리스크는 상당부분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신규 연체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실적 호전을 통한 경영개선 여부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시장에서는 일단 유동성 문제 해소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