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역 대상국 통화에 대한 원화의 실질 환율이 최근 1년간 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율 변동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오히려 주요 교역 상대국의 경기가 수출을 좌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한국은행의 내부 환율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 일본, 중국, 유로권 등우리 나라의 10개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한 원화의 7월 중(1∼22일) 명목 실효 환율은 102.8로 작년 6월(102.8)과는 같고, 12월(103.2)에 비해서는 0.4% 절하됐다. 명목 실효 환율은 각 교역 상대국 통화에 대한 자국 통화 가치의 변동을 적절한가중치로 종합한 것으로 100 이상은 기준 시점(2001년 12월)에 비해 원화가 강세를나타내고 있음을 의미하고 100 미만은 그 반대를 가리킨다.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 통화만 대상으로 할 때에는 명목 실효 환율이 작년 12월에 비해 1.2% 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달러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상대국 전체를 놓고 본 실질 환율은 1년간 별 변화가 없음을 보여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변동까지 감안한 10대 교역 상대국과의 실질 실효 환율(93년 기준)은 6월말 현재 92.1로 작년 말에 비해 0.1%가 절하돼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분석됐다. 한은은 "최근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으나 일본 등 수출경쟁국의 환율도 동반 강세를 보임에 따라 우리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는 조짐은 나타나고 있지않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일본, 유로권 등 주요 교역국 대부분의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여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 경쟁력은 약화되지 않았으나 환율이 고정된 중국과홍콩과의 경쟁력은 약화됐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특히 한은은 "환율과 해외 경기의 수출 탄력성 추이를 조사한 결과 지난 1997년이후 수출은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 경쟁력 요인보다 선진국 경기에 더욱 큰 영향을받고 있어 환율이 하락해도 큰 폭의 수출 감소나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