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도 환율 방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외환시장에 수시로 개입(달러 매입)해 환율하락을 저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한도를 늘려 시장개입용 '실탄'도 충분히 확보했다. 정부의 환율방어 의지는 외환보유액 추이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5일 현재 1천3백28억달러로 작년 말보다 1백14억달러나 늘어났다. 올 들어 5월까지 경상수지가 9억달러 적자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현상이다. 보유 외환 운용수익을 제외하더라도 외환보유액 증가분 가운데 줄잡아 50억∼60억달러는 시장개입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외환당국의 '방어선'은 조금씩 뒤로 밀리는 모습이다. 지난 달 중순 1천2백원선이,하순에는 1천1백90원선이 차례로 무너졌고 이달 들어선 1천1백80원선마저 밑돌고 있다. 이는 △기록적인 외국인 주식 순매수 △세계적인 달러약세 기조 △국내 은행들의 장·단기 외화차입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위안화에 대한 미국 유럽 등의 평가절상 압력이 거세지면서 원화가치의 동반 강세(환율 하락) 가능성도 높아졌다. 외환당국이 '환율조작국'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꾸준히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지만 환율 하락추세를 되돌려 놓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예측기관들은 대부분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