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의 부도나 경쟁력이 약화된데 대한 반사이익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업종 불황기 때 산업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아 경쟁력이 배가되는 업체들로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절삭공구 국내 1위업체인 와이지원은 해외 경쟁사 부도 및 감량 경영에 힘입어 실적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절삭공구 부문 세계 5위권 업체인 이 회사는 시장이 정체 상태임에도 불구,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3백45억원) 대비 20∼30%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 1분기에는 매출이 30% 늘어난 1백93억원,영업이익은 38% 증가한 26억원을 기록했었다.


송호근 대표이사는 "지난 2001년 '9·11사태' 이후 외국 경쟁업체가 잇따라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와이지원은 오히려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실제 지난해 프랑스 코라이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 문을 닫은 독일 스트라우스만의 기계설비를 인수,현지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에 따라 해외 생산법인은 중국 영국 미국 등 5개국으로 늘어났다.


의류 수출업체인 우수씨엔에스는 같은 일본 업체에 납품하던 국내 경쟁업체가 폐업하면서 지난달부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한 매출처에 월 60만∼70만달러를 공급하던 국내 경쟁사가 최근 문을 닫아 이 물량이 우수씨엔에스로 넘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지난달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백38% 증가한 51억원에 달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수출이 늘면서 중국 옌타이 공장 설비를 최근 증설했다.


네트워크 통합(NI) 업체인 인네트는 코리아링크 테라 등 경쟁사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NI 업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코리아링크와 테라는 지난 4월 부도와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경쟁사들이 사실상 영업력을 상실하자 인네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 많은 2백36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안솔루션 업체인 퓨쳐시스템과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포스데이타도 경쟁사 부진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원증권 홍종길 책임연구원은 "퓨쳐시스템의 경우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경쟁업체와 장외 중소업체들의 영업 경쟁력이 약화된데 힘입어 올 상반기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퓨쳐시스템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19억원,경상이익 2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증권 전문가들은 "대우자동차의 부진과 기아자동차 인수로 국내 자동차 시장을 석권한 현대자동차에서 알수 있듯 불경기에 따른 산업 구조조정은 선두권 업체엔 오히려 기회"라고 지적했다.


경쟁사 약화로 시장 장악력이 높아지고 실적이 지속적으로 좋아질수 있는 기업은 장기 투자에도 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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