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후에는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인가.

현재 전세계 부동자금은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엔 50년대 말 이후 최대 규모의 부동자금이 떠돌고 있다.

일단 투자대상별로는 주식이 가장 유망하다고 보는 것이 국제금융기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세계 각국들이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오른 만큼 부동산과 채권,금과 같은 실물자산의 희생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적정보유 수준을 넘은 채권은 올 하반기 이후에 덤핑현상이 나타날 지 모른다는 우려도 높다.

국가별로는 이미 저평가 인식을 바탕으로 외국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일본이 경기회복 여부와 관계없이 가장 유망해 보인다.

AIG 생명,메릴린치,골드만삭스 등 국제금융기관들이 하반기 이후에 계획하고 있는 일본 부동산 매입규모만 하더라도 약 5조엔이 넘는다.

올들어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와 이라크 재건특수가 기대되는 중동,미국의 끌어안기를 바탕으로 안정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중남미 그리고 올들어 주가상승 폭이 돋보이는 아프리카 지역에도 글로벌 자금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의 외환자유화 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일정보다 앞당겨 외환자유화 일정을 추진해 내부적으로 풍부한 외환사정에 따른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완화해 나가는 동시에 미국과 일본의 압력정도에 따라서는 고정환율제를 포기하는 문제까지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크게 두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하나는 기업입장에서는 화교계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와 재테크 차원에서는 위안화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현재 중국의 풍부한 외환사정과 주변국의 입장을 감안할 때 고정환율제 포기 이후 위안화 가치는 평가절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산업별로는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업종이 유망해 보인다.

이라크 전쟁 이후 업종별로 주가상승 폭이 가장 큰 '윈(소프트웨어)·텔(텔레컴)·넷(인터넷을 비롯한 네트워크)'이 대표적이다.

경기회복세가 의외로 빠를 경우 경기에 민감하면서 기술업종의 장점을 함께 갖고 있는 융합업종(fusion industry)도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

문제는 90년대 말처럼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업종이면 수익모델과 기업실적에 관계없이 무조건 주가가 올랐던 제1기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에는 수익모델 확보와 기업실적 여부에 따라 주가수준이 좌우되는 차별화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는 세계 각국들의 정치일정에 따라 세계 부동자금의 이동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이후와 내년에 걸쳐 일본의 자민당 총선,한국의 국회의원 선거,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 집권당의 재신임 여부와 직결된 선거가 유난히도 많이 예정돼 있다.

여러 변수 가운데 90년대 이후 각종 선거에서 집권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경제생활 안정이 가장 큰 결정요인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실업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같은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가 중시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념해야 할 것은 갈수록 글로벌 자금의 성향이 투기펀드와 벌처펀드의 성격이 강해지고 있는 점이다.

앞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금의 향방을 주시,투자수단과 대상을 선택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위험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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