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설명회(IR)를 계기로 주가가 반전하는 이른바 'IR 주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가 상승세를 타자 그동안 기업 홍보를 꺼렸던 중소형 '알짜' 기업들까지 IR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강세장이 시작될 무렵엔 IR 자체가 주요 재료로 작용한다며 IR 추진기업을 골라 선별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시 회복과 함께 IR를 추진하는 코스닥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날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현진소재가 서울 여의도 증권업협회 빌딩에서 기관 및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 설명회를 가졌으며 오는 9일엔 디엠티가 63빌딩에서 IR를 실시한다. IR 행사를 대행해 주는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 김종선 팀장은 "지난달 이후 IR 관련 문의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피에스케이 포시에스 등이 이달 중 IR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유일반도체에서 이름을 바꾼 넥사이언도 IR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코스닥 기업들이 증시가 되살아나자 본격적인 주가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최근 IR를 실시한 기업들 중 상당수는 'IR 주가'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기업설명회를 가진 원익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기업분할 및 수입차 판매시장 진출 등을 골자로 한 설명회를 가진 직후 7거래일 동안 주가가 57%나 급등했다. 3일 IR를 실시한 현진소재는 IR 계획이 이미 알려지면서 지난 1,2일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지난 4월 하순 IR 행사를 연 대백신소재는 최근 2개월 반 사이에 주가가 50% 이상 상승했다. 해외 IR 소식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지난달 23∼25일 영국에서 IR를 가진 이루넷은 한동안 보합세를 유지하던 주가가 23일 이후 한단계 뛰어올랐다. 최근 9거래일 동안 상승률이 39%에 달했다. 그러나 IR 이전에 주가가 이미 급등한 종목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지난달 13,14일 이틀 동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IR를 가졌으나 주가는 보합세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월 1천원이던 주가가 IR 직전 7천원선까지 올라 주가가 부담스러운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