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후순위전환사채(CB)가 유통시장에서도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발행 직후 가격이 떨어지고 거래도 잘 안되는 다른 회사채와 달리 삼성카드 후순위CB는 거래가 활발한 데다 채권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수익 상품으로 관심을 모았던 외환은행 하이브리드채권은 상장 한 달이 다 돼가는 데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25일 삼성카드 후순위CB 가격은 전날보다 99원 오른 1만2백99원에 마감됐다. 거래량도 14억1천만원어치에 달했다. 가격과 거래량이 상장 첫날인 지난 23일에는 1만2백원 13억8천만원어치, 24일에는 1만2백원 14억4천만원어치를 기록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삼성카드가 향후 5년 내에 상장할 경우 후순위CB 보유자는 공모가나 2만4천원 가운데 낮은 가격으로 주식전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또 만기(5년) 때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연 9%의 만기보장 수익률을 제시했다는 점도 투자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김일구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기관투자가 물량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래 규모가 큰 편"이라며 "파는 사람 입장에선 1년치 표면금리(1만원어치당 2백원)를 며칠 안에 벌 수 있다는 점과 장외시장에서와 달리 장내매매는 양도소득세를 물지 않는다는 점도 거래 활성화에 한몫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 후순위CB는 지난 19일 마감된 청약에서 2조4천억원의 시중자금을 끌어들이며 2.99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만기(5년) 때까지 돈이 묶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약경쟁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지난 5월28일 하이브리드채권 중 처음으로 상장된 외환은행 하이브리드의 경우 지금까지 세 차례만 거래됐다. 지난 20일과 24일 권면가 1만원보다 5백원 낮은 9천5백원에 각각 4백만원어치와 9천5백만원어치가 거래됐고 이에 앞서 2일 5천50원에 1백만원어치가 매매됐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