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700선 고지를 눈앞에 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 증시의 조정 여파가 그대로 국내 증시에 전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이틀째 `팔자'에 나서 조정의 폭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5일 낮(한국 시각 26일 새벽)에 발표할 금리 인하의 폭과 주요 경제지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미국 뿐 아니라 우리 증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주가의 상승 추세는 살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미국 금리 인하.. 증시 이번주 고비 지난 주말 700선을 눈앞에 뒀던 종합주가지수는 24일 사흘째 하락하며 660선으로 밀려났고 50 고지를 넘어섰던 코스닥지수도 48선으로 주저앉았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3월17일 연중 최저점(515.24)부터 이달 19일 최고점(690.49)까지 3개월만에34%가 급등했다. 뉴욕증시가 같은 기간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 등으로 조정을 받자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에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세계증시는 현재 FOMC에 촉각을 맞추고 있다. 연방기금(FF) 금리를 얼마나 내릴지, 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할 지가 조정 국면에 있는 증시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보이기 때문이다. FOMC가 금리를 시장의 예상대로 0.25%포인트 내릴 경우 재료 노출로 인한 차익매물이 나올 수 있고 0.50%포인트나 떨어뜨린다면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와 함께 5월 내구재주문 및 신규 주택판매(25일), 5월 개인소득과 6월 소비자신뢰지수(27일) 등 이번 주에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와 다음달에 집중된 기업의 사업 실적 발표도 미 증시의 변수가 되고 있다. 지난주 현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2.4분기 실적이 전망치보다 안좋을 것이라고 경고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2.27배가 많은 상태다. ◆외국인 매수 소강국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세도 수그러들었다.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17일간의 순매수 행진을 멈추고 23일 106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으며 24일에도 오후 2시 현재 1천205억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가 미국 증시 조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을 감안할 때 추세 전환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렇지만 메리츠증권 유성엽 연구원은 ▲25일 FOMC 회의를 계기로 금리 인하 재료가 완전히 노출되는 점 ▲미 주요 경제지표와 미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한 점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주식 비중 확대가 1차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 등에 미뤄볼 때 그동안의 폭발적인 외국인 매수세가 단기 소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FOMC의 금리 인하 이후 외국인이 재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수 600선에서 유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문제는 조정 이후 외국인의 추가적 매수세가 유입될 것인가 하는점"이라며 "작년 11월 미국이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재개됐고 최근 미국 주식펀드에 양호한 수준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640~650선까지 조정 이후 반등 전문가들은 대체로 종합주가지수가 640~650선까지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조정기간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는 "미 경제가 하반기 3%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정책 당국의 경기 부양이 증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우리 증시도 조만간 반등해 7월중 7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이사는 따라서 지금이 우량주를 싸게 살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우리 증시의 상승세가 껶였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미국의 경제지표가 좋게 나오면 감세정책이나 금리인하가 효과를 발휘해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조정은 3월 중순 이후 단기 급등에 대한 것으로 한 두 달 정도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의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예상치를크게 밑돌 경우 그 여파로 600선 아래로 밀릴수 있지만 예상치에 부합할 경우 650선정도로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