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이 일부 우량 종목을 중심으로 숨통이 트일 조짐이다. 국고채 금리가 한때 콜금리보다 낮아지는 등 하락 기조를 지속함에 따라 은행 보험 연기금 등 장기 채권투자자들이 우량 회사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현대자동차 등 AA급은 물론 현대백화점 제일모직 기아자동차 등 일부 A급 회사채의 스프레드(만기가 같은 국고채 금리와의 차이)가 이달 들어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A-급 회사채인 롯데쇼핑의 스프레드는 3월 중순 SK글로벌 사태가 발생하기 전 0.19%에서 한 달 전 0.65%까지 확대됐다 최근 0.48%로 줄어들었다. A-급인 제일모직의 경우도 지난달 1.19%까지 벌어졌던 스프레드가 최근 0.97%로 감소,1% 미만으로 좁혀졌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현상은 국고채 금리가 너무 낮아져 보험 등 장기투자자들이 국고채 투자만으로는 수익률을 맞출 수 없어 회사채에 대한 수요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투신운용 김형기 머니마켓펀드(MMF) 팀장은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최근에는 AA급은 물론 A급 회사채 거래도 이전보다 활발해진 양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BBB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거래 부진현상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용등급이 BBB+인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3월 중순 0.71%였던 스프레드가 최근 3.2% 수준으로 벌어져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최근 국고채 금리 하락에 따른 일부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우량 기업에 집중돼 있다"며 "아직까지 회사채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났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