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재테크 시장의 관심은 외국인 매수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쏠릴 것 같다. 지난달 28일 이후 외국인 매수세는 17일 연속 지속됐다. 지금까지 매수규모 2조7천억원은 국내 증시 사상 다섯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것이 종합주가지수를 680대로 끌어올리면서 상승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과 채권시장의 투기조짐을 어느 정도 진정시키면서 국내금융시장의 균형을 찾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요즘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은 국내 증시의 기초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증시의 상승세에 힘입은 측면이 강하다. 여기에 북핵문제에 따른 불안감이 해소되고 있는데다 카드채문제 SK사태 등이 위기를 넘기고 있다는 시장 안팎의 여건이 좋아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앞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여러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국내증시의 저평가 여부에 의해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 나라 증시의 저평가 여부는 주가수익비율(PER)에 의해 평가한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시장중 하나다. 올 들어 누적규모 기준으로 외국인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간 대만 증시는 10년 PER 평균치 대비 현 수준이 72% 정도다. 이에 비해 한국 증시는 58%선에 머물고 있다. 대만 증시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추가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데 장애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정책혼선과 노사 문제 등이 해결되면 1조원 이상의 추가 매수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추가 매수여력이 실제 주식 매입으로 연결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750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외국인의 최근 매수세가 국내증시의 대표주인 블루칩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 과거 외국인 주도 장세와 차별화된 움직임이다. 일반적으로 블루칩이 경기에 민감한 업종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국내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외국인들은 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표주를 산다는 것은 앞으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 차별화된 실적 장세(nifty fifty)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원ㆍ달러 환율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엔ㆍ달러 환율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입장이 바뀌는 조짐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의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그동안 논의해온 달러화 약세정책은 경상거래 측면에서 수출경쟁력 개선을 통한 경기회복과 경상수지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증시에서 자본이탈을 초래해 역자산 효과(anti-wealth effect, 자본이탈→주가하락→자산소득 감소→경기침체)로 경기침체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도 지금처럼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엔화 강세는 엔고(高)에 따른 디플레 효과 때문에 경기를 더욱 어렵게 할 우려가 높다. 시오카와 재무상과 구로다 재무차관이 일본경제 회복을 위한 엔ㆍ달러 환율의 적정수준이 1백50∼1백60엔이라고 잇달아 강조한 것은 일본정부의 이런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최근 국내외환시장에서 미국이 달러화 약세정책을 용인할 것이라는 인식하에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이달말에서 다음달까지는 국내 시중은행의 잇단 외화차입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떨어질 공산이 높아 보인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