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600] 이사회가 15일 SK글로벌[01740] 매출채권 8천500억원의 출자전환안을 가결함에 따라 재계 3위의 SK그룹은 그룹 해체라는최악의 사태는 피하게 됐다. SK㈜ 이사회가 이날 출자전환안을 부결했을 경우 채권단과 SK그룹이 추진중인 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이 무위로 돌아가 SK글로벌은 청산되고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은최태원 회장의 계열사 지분도 처분돼 SK그룹은 사실상 해체되기 때문이다. 일단 SK㈜ 이사회는 그동안 SK그룹이 주장해왔던 대로 출자전환 등을 통해 SK글로벌을 지원하는 것이 SK㈜의 이익에 더 부합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SK글로벌이 청산될 경우 순매출채권 1조5천억원과 투자유가증권 6천500억원 등총 2조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한 데다 SK그룹 해체로 인한 SK계열사의 전반적인 신용등급 하락과 유동성 위기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외이사들은 출자전환 등을 통해 SK글로벌을살리는 것이 SK㈜에도 이익이 된다는 SK㈜ 경영진의 설명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알려졌다. SK㈜ 관계자는 "참석 이사들이 현금흐름과 유동성, 손익의 측면에서는 물론 석유사업 영업망 확보와 유지 등 간접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출자전환 등을통해 워크아웃에 참가함으로써 SK글로벌을 회생시키는 것이 청산시키는 것보다 SK㈜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는 데 이해를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가 11시간 넘게 진행됐을 뿐 아니라 의결에 참가한 6명의 이사중 1명이 반대표를 던지는 등 출자전환 여부를 놓고 이사들 내부에서도 적잖은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SK㈜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채권단과 SK그룹의 SK글로벌 정상화 추진계획은 일단 큰 고비를 넘겼으며 향후 SK텔레콤 등 여타 계열사들의 SK글로벌 지원안도큰 무리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출자전환에 반대하던 이해당사자들에 의한 줄소송 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의 대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과 또다른 외국인주주인 헤르메스 자산운용,소액주주연합회, SK㈜ 노동조합 등이 출자전환 의결시 SK㈜ 사내외 이사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날 이사회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SK㈜ 노조는 최근 법무법인 한결을법률자문사로 선정하면서 이사회가 출자전환을 의결할 경우 이사들을 회사에 손실을끼친 혐의(배임)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SK㈜ 노조 관계자는 "이사들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것은 물론 이사회 의결 효력 무효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소버린도 지금은 법규정에 묶여 이사 상대 소송 제기 등 대주주로서의 권한을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나 지분을 취득하고 6개월이 지난 오는 8월말 이후에는 다양한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이에대해 SK㈜측은 "이사들이 일방적 지원이 아니라 SK글로벌을 지원하는 것이SK㈜에도 이득이 된다는 상업적 판단을 한 만큼 배임죄가 성립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외이사들 역시 배임죄 성립 여부에 대해 충분히 사전검토를 한 만큼 문제될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 사외이사는 "노조 등이 고발을 할 수야 있겠지만 최종적으로 판정을 내릴 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면밀한 검토 끝에 최대한 상업적 판단을 내린 만큼 배임죄가 성립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최대 쟁점이던 SK㈜의 출자전환 문제가 해결된 만큼 오는 17일로 예정된 채권단 협의회에서 75% 이상의 동의가 나올 경우 채권단과 SK글로벌 회생방안에대한 최종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