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콘덴서 제조업체인 고려전기가 회사 경영상의 중요 사항을 번번이 늑장공시해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11일 고려전기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 했다. 지난해 타법인인 잡투데이 등 5개사에 35억여원을 출자한 사실과 당시 대표이사였던 조준환 박명규씨의 금융권 대출을 위해 회사 소유 부동산 등을 담보(4억7천만원)로 제공한 사실을 뒤늦게 공시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작년 10월 조씨에게 32억원을 빌려주고도 이를 숨기다가 지난 4월 뒤늦게 공시,이미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된 상태다. 두 경우 모두 대여조건과 이사회 결의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지난해 중' '11월 중' 등으로만 공시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고려전기는 올들어 두번째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한번 더 공시의무를 어겨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되면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된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