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조정에 이어 4일에도 보합권에서 맴돌았다.


향후 증시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의 엇갈린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일각에선 호전된 투자심리가 식지 않고 있는데다 세계적으로 유동성 장세 조짐이 일고있어 강세장은 지속될 것이란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달 중 첫번째 저항선인 650선을 넘어 680선까지 올라가는 추가 랠리를 기대할만하다는 것.다른 한편에선 경기바닥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회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지난3월 중순이후 이어져온 강세장은 일단락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600선 이하까지 내려갈 수 있는 조정장세가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파른 고개 오르기위한 준비


SK증권 현정환 연구위원은 "재료와 수급 및 기술적 측면에서 증시의 추가 상승을 예견할 수 있다"며 "6월 말까지 680선에 이르는 또 한 차례의 랠리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반등이 지속되는 데다 카드채 거래 증가,SK글로벌 문제 해결 조짐 등 긍정적 재료가 잇따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 볼 때 5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를 계기로 세계증시는 유동성 장세에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한 가지 문제점이라면 경기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바닥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오는 12일 선물·옵션만기일까지 이익실현과 저가매수의 양 세력 사이에서 지수는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이는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강화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3·4분기 업황개선과 이익모멘텀이 예상되는 음식료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조선 도소매 주식을 매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SK증권 현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증시의 추가 반등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700선마저 넘으면 개인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바통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로감을 느끼는 최근 강세장


KTB자산운용 장인환 대표는 "그동안 랠리를 주도해 온 인터넷주의 최근 움직임은 증시가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주의 동반 급락은 증시의 상승추세가 일단 꺾였다고 보는 세력들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는 것.


장 대표는 "지수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25% 가량 올랐지만 투신권으로 자금유입이 없고 최근에는 일부 주식형 펀드의 환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외국인의 매수세도 이날 급감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경기 바닥 확인 없이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의 일부 경제지표 호전과 이에 따른 뉴욕증시 상승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하지만 거래량과 대금이 늘지 않고 자금유입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움직임은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경기지표의 확실한 바닥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주가는 조금씩 조정을 받으면서 최악의 경우 600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것.


유 연구위원은 "미국경제 지표는 긍정과 부정적인 모습이 혼재해 있지만 긍정적인 것만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런 추세가 지속되려면 이번 주말 발표될 미국 실업률과 임금노동자수 등 고용관련 지표가 시장 예상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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