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이 법정관리를 거쳐 청산절차를 밟을 경우 시장전반에 충격을 줄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주와 SK그룹 계열사 등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또 금융시장 전체가 위축될 경우 재무구조가 취약한 업체들은 강한 후폭풍을 맞게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선 그러나 채권단의 방침이 최종 결정된 게 아니어서 SK관련 불확실성이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주 단기적으로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재곤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의 SK글로벌 여신 손실률을 60%로 가정할 경우 주요 은행권의 충당금 추가 설정액은 약 1조7천억원 규모"라며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의 경우 3천3백억원 정도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이준재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SK글로벌이 청산될 경우 은행권의 여신손실률은 60~70%정도 될것"이라며 "증시에선 당초 여신손실률을 50%정도로 보고 있었던 만큼 장기적으로는 상황 악화보다는 불확실성 제거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다른 SK계열사의 신용 악화로 번질 경우 문제가 커질 것으로 지적됐다. 백동호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다른 SK계열사의 유동성 문제로 번진다면 은행권 추가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드주나 증권주의 경우 은행주에 비해 영향이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SK그룹주 당장 SK글로벌 주주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SK글로벌이 청산될 경우 주식이 자칫 '휴지조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SK글로벌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2천7백원을 기록했지만 향후 주가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 SK글로벌의 최대주주인 SK㈜도 '날벼락'을 맞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SK㈜는 매출채권 1조9천억원을 갖고 있다. 매입채무 4천억원을 제외하고 청산에 따른 일부 상환을 받더라도 4천억∼5천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 게다가 SK글로벌의 직영 주유소망을 잃게 돼 영업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직영 주유소망을 인수한다고 해도 매입대금으로 약 8천억∼9천억원이 필요해 1조원이 넘는 현금흐름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황규원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SK글로벌이 청산될 경우 SK㈜의 주당 가치는 4천1백50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SK㈜ 종가인 1만2백50원의 40%밖에 안되는 가격이다. SK그룹과 채권단의 관계 악화,SK그룹 해체 가능성 등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계열사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권재민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그룹 프리미엄'이 사라지면 일부 SK계열사가 자금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SK텔레콤 등 우량 계열사들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