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채권시장에서는 세계적 금리인하 공조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기 급락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세계적인 금리인하 공조는 충분한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심은 이미 `콜금리 랠리'에 일정한 힘을 보탰으며 시장금리가 어디까지 하락할 수 있을 지를 가늠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세계적 금리인하 공조 가능성 높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세계적인 금리 인하 공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보고 있다. 이들은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경제가 고용시장 악화로 인한 소비위축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부진으로 향후 경기회복 시기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경제가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폭이 확대되며 이른바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감도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달러화 약세가 묵인되고 있으며 내달 24일로 예정된 FOMC(공개시장위원회)에 대한 금리 인하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지역에서도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와 함께 경기회복 가시화를 예상했으나 미국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동반 침체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이로 인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개별 국가들도 자기 나라의 경기침체 우려를 이유로 유럽중앙은행(ECB)에 적극적인 금리 인하 압력을 행사, 미국과 함께 유럽에서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나경제연구소 김동환 수석연구원은 "디플레이션 우려감에 따른 세계적인 금리인하 공조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며 "이런 가능성은 한국은행에도 이달 콜금리 인하에 이어 유연한 금융정책을 펴는데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하락기조 유효..4.0% 돌파도 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외부 요인에다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시장금리 하락기조를 당분간 유지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연초 5.1%안팎이었던 국고채(3년) 수익률이 콜금리 인하 직후인지난 14일 4.26%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뒤 4.19%까지 떨어져 연초대비 0.9%포인트가량 하락했으나 랠리는 끝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금리 하락과정에서 SK글로벌 분식파문과 카드채문제 등이 불거지며 장단기 금리 역전이나 국공채 편중현상이 깊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으나 해소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투신사 고위 관계자는 "콜금리 인하가 소비진작으로 이어지지 않고 부동산시장투자열기만 가열시키고 있다"며 "콜금리 인하효과가 부정적인데다 FOMC가 금리를 인하할 경우 국내에서도 콜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어 금리 하락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증권 신동준 연구원도 "FOMC나 ECB가 디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한 정책들을펴고 있어 세계적인 금리인하 공조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하가 현실화 되고 국내 경기의 회복 기미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 콜금리 인하압력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세계적 금리인하 공조에다 올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3%대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지표금리의 4.0% 돌파 시도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