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주의 주가가 21일 급반등했다. 다음달 실시될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를 갖기 위해 이날 마지막으로 주식을 살 수 있었던 LG카드 주가는 4.71%나 올랐다. 외환카드 주가도 이날 권리락 후 14.0% 급등했다. 국민카드도 국민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온 데 힘입어 8% 이상 상승했다. ◆LG카드와 외환카드 LG카드의 이날 거래량은 최근 하루평균의 2배에 달하는 8백50여만주에 달했다. 6월18일 실시될 유상증자에 참여할 권리를 갖기 위해서는 이날까지 주식을 사야 했다. 대량거래를 수반한 이날의 주가급등은 많은 투자자들이 유상 증자에 참여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유정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비율이 60.8%로 21일 주식을 산 투자자는 청약 후 평균 매입단가가 1만2천5백∼1만3천원 정도가 된다"며 "연체율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투자메리트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송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모가격이 낮아 투자자들이 메리트를 느낀 것으로 보이지만 카드채시장 마비에 따른 카드사의 경영상 어려움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2일 권리락이 발생하면 단기 투자자는 저가 매수를 노려볼 만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외환카드에 대해서는 이날 권리락 발생에 따른 착시현상이 주가급등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연구원은 "권리락 후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 보이자 투자자들이 몰려든 것"이라고 말했다. LG와 외환카드는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당초 계획보다 낮아짐에 따라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금액이 다소 줄었다. LG카드는 1천1백70억원,외환카드는 1백57억원 감소했다. ◆국민카드 카드채 시장을 조기 안정화시키기 위해 국민은행이 국민카드를 흡수합병할 것이라는 분석이 증권가에 잇따르고 있다. 윤종규 국민은행 부행장도 "주주가치 극대화와 함께 리딩뱅크로서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역할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달 중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ABN암로는 이날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경영스타일로 미뤄볼 때 합병을 통한 정면승부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합병에 따른 매수청구권 행사와 관련된 비용도 최대 2천3백억원 정도로 증자비용보다 적다"고 분석했다. ABN암로는 "합병발표가 임박했다는 가정 아래 계산하면 매수청구가격보다 현 주가가 싸기 때문에 차익거래(아비트리지)의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굿모닝신한증권 윤영환 연구위원은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합병은 신용카드산업의 재편은 물론 채권시장 안정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5조원대의 국민카드 카드채(CP 및 ABS 포함)가 은행채(국민은행채)로 전환되면 카드채가 대폭 줄어드는 상징적 효과가 생긴다고 그는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국민카드채의 은행채 전환이 이뤄진다면 4조6천억원 규모의 카드사 유상증자,카드사들의 자구노력과 자산축소 등을 합쳐 작년말 90조원에 달하던 카드채가 30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