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주식시장의 상승을 가로막는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달러화 약세기조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하락(원화강세)으로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둔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19일 주가 하락의 주된 이유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나온 때문.그러나 미국경제 회복의 지연,달러화 약세로 인한 국제경제질서의 불안정성 등도 반영됐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달러화 약세는 미국이 부분적인 디플레를 용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로 인해 국제 금융 질서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증시는 경제여건이나 리스크의 개선속도에 비해 빨리 움직인 측면이 있다"며 "악화되고 있는 각종 변수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弱)달러는 외국인투자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달러약세가 심화될 경우 미국에 대한 국제자금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미국 증시의 조정이 예상된다"며 "최근 나타나는 한국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매수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원화강세 흐름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익을 노리고 국내주식을 살 유인이 생긴다. 하지만 경제호전으로 인한 원화강세가 아니라 글로벌 달러화 약세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국내증시 수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세계경제 위축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 4월까지 수출은 비교적 괜찮았지만 원화강세로 수출관련주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