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장기업들이 매출부진의 역풍 속에서도 고강도 구조조정과 해외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고수익 체질로 탈바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6일까지 실적 공개를 끝낸 3월 결산 법인 6백82개사(금융 및 인터넷 벤처 등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경상이익은 약 10조9천억엔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버블경제가 붕괴된 1990년대 초 이후 가장 실적이 좋았던 2001년 3월 결산기의 90%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기업들의 수익력이 급속히 회복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4백16개사가 매출 1백60조4천15억엔,경상이익 7조3천7백83억엔으로 전년 대비 2.5%와 1백27.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제조업 2백66개사는 매출이 1백21조1천1백3억엔으로 전년 대비 0.5% 줄었지만 경상이익은 3조6천14억엔으로 87.9%나 급신장했다. 수익력 회복에는 인력감축과 비용절감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자·전기업종의 경우 대규모 인력감축에 따른 특별손실로 2002년 3월 결산에서 적자를 낸 기업이 많았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가 줄어들면서 올해에는 수지가 크게 호전됐다. 2만5천여명을 줄인 히타치제작소는 5천8백60억엔 적자에서 9백70억엔 흑자로 돌아섰다. NTT그룹은 1만4천5백여명을 감원하면서 2002년 3월 결산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는 1조4천억엔 흑자로 급반전됐다.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은 해외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외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이 수익급증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일본 기업 최초로 1조4천억엔대의 경상이익을 올린 도요타자동차는 북미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11%나 늘어난 것이 결정적 도움이 됐다. 혼다자동차 역시 북미시장에서의 호조를 발판으로 최고이익을 경신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