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이면서 "가치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주를 중심으로 하는 성장주의 상승세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논란과 함께 지수 관련 대형주의 강세 역시 둔화된 모습이다.


개인의 매수세가 종전의 1.4분기 실적 호전주 중심의 매매에서 이른바 중저가 가치주로 확산되고 있다.


삼영 오뚜기 코오롱유화 계룡건설 삼천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 변동에 관계없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인터넷주 등 성장주에 몰렸던 개인 매수세가 최근 배당을 많이 주고 실적이 우수한 반면 저평가된 종목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큰손' 개인이 상당수 이런 종목 매수에 가담하면서 주가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이 움직인다


16일 개인은 1천1백2억원을 순매수하며 3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반면 기관은 1천7백44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최근 3일 동안 2천7백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의 물량을 개인이 소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고객예탁금도 3일 연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인의 매수 여력도 커지고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부진한 틈을 타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며 "매수 종목이 성장주 위주에서 가치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한 점"이라고 분석했다.


◆조정 장세에선 가치주가 뜬다


최근 성장주와 지수관련 대형주의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를 약화시켰다.


종합주가지수도 자연스럽게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사문제와 북핵 등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도 이에 영향을 많이 받는 대형주나 성장주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만든다.


그러나 반대로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우증권 홍 부장은 "성장주의 급등으로 인해 가치주와의 가격차이가 벌어지면서 개인들이 저평가된 우량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우증권은 이런 종목으로 계룡건설 넥센타이어 삼영 삼천리 한일시멘트 퍼시스 오뚜기 신무림제지 코오롱유화 동아제약 등 14개를 꼽았다.


홍 부장은 "3월 중반 전쟁 리스크 등이 감소하면서 성장주에 투자했던 개인들이 리스크가 다시 증가하자 가치주에 관심을 갖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가치주 장세 언제까지 가려나


전문가들은 가치주 위주의 매수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한다.


최근 미국에서도 일고 있는 인터넷주 등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대외리스크 상존 등으로 안정적인 주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종목으로 매수가 확산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동원증권 강성모 부장은 "대외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한 개별 종목 위주의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년 간 사례로 볼 때 1·4분기 실적 발표와 2·4분기 실적예상이 교차하는 5,6월엔 1,2분기 실적이 모두 안정적인 종목들 중심의 상승장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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