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유동성 장세'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유동성장세는 시중의 풍부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와 주가를 밀어올리는 장세를 말한다. 증권 전문가들은 4백조원에 육박하는 시중 부동자금이 콜금리 인하 등에 따라 더이상 은행 등에서 머물 수 없게 되면 결국 주식시장으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모습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치고 빠지기' 식의 유출입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금의 이탈이 감지된다. 실제로 고객예탁금은 최근 4일 연속 증가해 6천억원이 늘었다. 그러나 지난 4월29일부터 5월13일까지 개인투자자가 8일 연속 1조2천억원을 순매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증시에서 빠져나간 돈이 더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 이후 유입된 상장·등록 회사들의 배당금을 감안하면 증시이탈 자금은 2조원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접상품인 투신권의 주식형펀드 수탁고도 마찬가지다. 현재 11조7천7백50억원 수준인 순수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지난 3월말(11조8천8백20억원)보다 1천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증시 대기자금도 단타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최근 웹젠의 경우처럼 인기 있는 공모주 청약에 시중자금이 대거 몰렸다 빠져나가고 지수급락기에 유입된 스마트머니도 10∼20%의 목표수익률만 달성하면 금세 증시에서 이탈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오 연구원은 "절대금리가 충분히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금리의 추가인하가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자극하기에는 미약하다"며 "주가가 강한 하방경직성과 안정된 흐름을 보여줘야 증시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