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가파른 하락세(채권가격 상승)를 거듭하며 1% 밑으로 추락했다. 이로써 장기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초로 모두 소수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몰린 데다 일본은행이 통화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국채 매입을 늘리면서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국채수익률은 지난 9일 30년 만기물이 0.995%까지 밀린 것을 비롯 20년 만기 0.880%, 10년 만기 0.575%를 기록했다. 5년 만기는 0.19%까지 추락,모든 국채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중 수익률이 1%를 넘는 상품은 하나도 없게 된 셈이다. 특히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10월 2%가 무너진 데 이어 7개월 만에 1%가 붕괴되면서 갈수록 하락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액의 적자를 안고 있는 일본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비추어 볼 때 국채 값 상승은 과열 인상이 짙다고 우려하면서도 주식시장 침체 등 복합적 요소가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들은 장기에 걸친 주가 하락으로 고수익을 포기한 자금이 안전을 찾아 채권 시장으로 몰린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투자자들의 채권 선호현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회사채 인기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투자적격판정의 최하위인 'BBB'등급 회사채는 수요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 매수주문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여당이 추진 중인 주가대책에도 약효를 기대할 게 없다는 비관적 견해가 강해지면서 국채 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경기 호전과 국제정세 안정 등 경제 활력을 좌우하는 기본 요소가 바뀌지 않는 한 주가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국채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